정성이 빚고... 세월이 담근 깊은 울림의 맛, 전북 완주 송화 백일주...
좋은 술의 기본은 좋은 물이다. 송화백일주는 수왕사(水王寺) 약수를 이용해 빚는다. 송화백일주 12대 전승자인 수왕사 벽암스님은 수왕사 약수에 대해 좋은 물이 지녀야 할 네 가지 덕목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좋은 물이 갖춰야할 4대 덕목은 서쪽에서 나서 동쪽으로 흘러야 하고, 바위틈에서 나와야 하며 늘 같은 온도를 유지하여야 할 뿐 아니라 물이 무거워야 하는데 이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게 바로 수왕사의 약수라는 것이다.
조선시대 진묵대사(1562∼1633)에 의해 송화백일주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수왕사의 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다.
송화백일주의 맛은 크게 세 번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1단계는 술을 만드는 것이고 2단계는 100일이 지나 술을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며, 3단계는 3년을 숙성시켜 원숙한 맛을 완성하는 것이다.
발효주와 달리 증류주는 오랜 숙성과정을 거칠수록 그 맛이 부드러워지는데 송화백일주는 특히
오래 보관하면 할수록 그 맛과 향이 깊어진다.
350년을 이어온 송화백일주. 그 깊은 맛의 비법은 따로 있지 않다.
벽암스님의 말처럼 좋은 물과 좋은 재료를 이용해 정성껏 빚는 게 최선의 비법이다.
사실 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이기도 하다. 그 다음은 기다림이다.
세월을 거스르지 않는 기다림. 깊은 울림을 간직한 명주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처럼
그렇게 뚝딱뚝딱 찍어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완주여행에는 놓칠 수 없는 두 명산이 있다.
바로 대둔산(大屯山, 877.7m)과 모악산(母岳山, 793.5m)이다. 하지만 이 두 산은 그 느낌이 참
다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대둔산에선 부성(父性)이 그리고 모악산에선 모성(母性)이 느껴진다.
이것저것 다 빼고 그 산세만으로도 이는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선 굵은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는 대둔산에 비해 모악산은 섬세한 곡선미가 무척이나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대둔산과 모악산은 역시 겨울에 찾아야 제 맛이다. 사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한 계절 놓칠 시기가 없지만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대둔산의 설경과 ‘모악춘경(母岳春景)’이라는 말을 무색케 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악산 설경은 모악춘경보다는 모악설경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게 할 정도다.
자가운전자가 늘어나면서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드라이브 코스다.
송광사에서 동상호를 거쳐 대아호에 이르는 완주의 741번 지방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서 더 없이 좋은 조건을 갖춘 도로임에 틀림이 없다.
송광사, 위봉폭포, 대아수목원 등 다양한 볼거리는 물론 동상호와 대아호를 넘나드는 호반도로의 멋스러움까지 간직한 길이기 때문이다.[
사진/정철훈] 문의전화/ 완주군청 문화관광과 : 063)240-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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