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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동정/기자수첩

[기자수첩]

by 교통환경 스토리 2010. 3. 30.

먹통 영상블랙박스 심각, 철저한 검증 없이 마구잡이 부착

사업용 택시에 부착되고 있는 영상블랙박스가 여기저기 불량으로 드러나면서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교통사고예방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해 각 지자체가 엄청난 금액을 지원해 부착한 영상블랙박스가 문제투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자체들도 황당한 모양이다.
지난 3월11일 지방 모 방송사에서 “택시 블랙박스 먹통...혈세 줄줄” 이란 방송이 보도되었다. 대부분 불량이여서 교통사고를 당해도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경찰이 업체 선정과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이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 택시업계도 관련제품을 전부 회수해 교체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는 사업시행 초기부터 예견된 일이다.

국가표준규격과도 거리가 먼 그야말로 무엇을 위한 영상블랙박스인지 이해가 안 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현재 택시에 부착하고 있는 영상블랙박스는 카메라, 충돌센서, GPS, CPU 등으로 간단히 구성된 무엇위한 것인지 이해하기 힘든 제품이다.
영상블랙박스는 적어도 차량속도, 브레이크 신호, 엔진RPM 정보, 스로틀 포지션(악셀 밟는 량)신호, GPS위성 신호 등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신호들은 교통사고시 사고정보 분석, 운행정보 분석, 영상정보분석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재 부착되고 있는 영상기록장치는 자동차의 정보가 전혀 입력되지 않는 것으로 교통사고 발생시 정확한 사고분석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에서 얻어지는 정보가 전혀 쓸모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IT기술의 수준으로 볼 때 한심하다. 최근의 자동차는 OBD 자기진단 16핀 터미널을 두고 있다. 여기에서 필요한 각종 정보를 얻는 것은 그리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IT기술과 전자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재 디지털 운행기록계 부착이 의무화 된 마당에 영상기록장치 부착에 대한 각 지자체의 지원이 꼭 필요한지도 의문이다. 오히려 디지털 운행기록계 부착에 정부지원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과 같은 블랙박스 시장의 과열은 기술적 검증이나 표준화 없이 무분별하게 생산되고 있어 목돈 들여 구입한 블랙박스가 고철박스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현재 자동차용 블랙박스의 규격은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국가규격(KSR5076 : 자동차용 사고기록장치)을 따르고 있다.

이것은 사고 전후 수십초 간의 차량속도, 가속페발(RPM/엔진분당 회전수), 브레이크 신호 등 자동차의 정보를 저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으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시중에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는 제품에 대한 정확한 기술인증 작업이 이루어져야 것으로 본다.
/ 조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