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버스, 시민의 벗 역할 제대로 하고 있는가?
버스종점에서 졸다 차고지까지 간 책임 누구에게 있는가?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던 승객이 버스가 종점에 도착했지만 피곤한 나머지 계속 졸고 있다가 버스가 종점을 돌아 멀리 떨어진 버스 차고지까지 갔다면 졸은 승객 책임인가? 종점에서 승객을 확인하고 내리게 하지 않은 운전자의 책임인가?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수원 이목동에서 화성시 정남면까지 운행하던 수원의 S여객 버스가 정남면 종점에 도착한 뒤 승객 L씨가 잠자고 있는 것을 확인하지 않고 다 내린 줄 알고 운전자가 그대로 회차해 차고지까지 갔다가 졸고 있던 L씨가 항의하자 밤12시가 다된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차고지에 내려놓고 알아서 가라고 한 사건이다.
S여객 A지역 공영차고지는 자가용이 없으면 교통이 불편할 정도로 외진 곳에 위치해 있다.
자신이 내린 차고지 위치가 어딘지 몰라 황당해 하면서 여기가 어딘지 묻는 L씨에게 차고지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던 C주임은 피곤하다며 빨리 나가달라고 한다. 이런 사건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지 C주임은 L씨가 안중에도 없다. “입장이 난처하겠다.”는 위로 한마디 없다. 당연히 졸은 L씨가 잘못이라는 투다.
L씨는 차고지에서 한참을 걸어 큰길까지 나와 어렵게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데 1만원의 요금을 지불했다.
오던 길에 얼마 전까지 버스를 운전했다는 택시 기사는 “종점이 회차지일 경우 세심한 확인 없이 그냥 회차하는 경우도 많다” 면서 “그래도 S여객 버스는 등받이가 낮아 운전석에서 뒤까지 잘 보이기 때문에 승객이 졸더라고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운전자 과실이 크네요!” 라고 덧붙였다. “버스가 종점에 도착하면 승객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기본 아닙니까!” 라면서 S여객에 쓴 소리를 했다.
사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버스를 운전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빨리 마무리하고 쉬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하루일과를 마치고 밤늦게 버스를 타고 가는 승객들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 쉬고 싶은 마음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버스는 지자체에서 세제 지원을 하고 있는 공공교통 수단이다. 대중의 벗이다.
막차를 타고 가는 동안 피곤한 운전자와 피곤한 승객은 서로가 벗이다. 버스가 시민의 발이라면 “차고지까지 간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라는 질문은 적절한 질문이 아닐 수도 있다. 피곤한 서로를 더 힘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객이 졸지 말고 내릴 곳에서 내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도 종점에서 만은 “좀 피곤하더라도 혹시 깜빡 졸다 내리는 것을 잊고 있는 승객이 없는지 한번 확인하는 것이 대중의 벗이 할 일” 이라고 교통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버스가 시민의 벗으로 한걸음 더 다가서 주기를 기대해 본다.
이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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