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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

[한국관광공사추천 가볼만한 곳]

by 교통환경 스토리 2013. 10. 16.

상인들이 힘을 모아 만든 젊음의 맛길, 대구 안지랑 곱창거리
위치 :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로36길

대구를 벗어나 타지에 사는 젊은이들에게 ‘솔 푸드(soul food)’처럼 고향이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연탄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안지랑시장의 양념 곱창구이다.

대구의 수많은 음식 중 저렴하고 양이 푸짐해 친구나 가족과 자주 먹었다고. 저렴한 가격과 50개가 넘는 곱창집이 만들어내는 거리 풍경 또한 젊은이들에게 색다른 추억이 되었다.
안지랑시장의 곱창구이가 젊은이들의 솔 푸드가 되기까지 시장 상인들의 노력이 있었다.

첫째, 평범한 재래시장에서 곱창거리로 변신을 꾀한 것이다.

안지랑시장은 다른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식재료를 취급하는 상점들이 모여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가까이에 대형 마트가 생기고, IMF를 겪으면서 시장은 거의 폐쇄되다시피 했다. 이때 안지랑 토박이이자 상인회장을 오랫동안 맡아온 우만환 씨의 눈에 사람들이 줄을 서는 시장 바깥쪽의 곱창집이 들어왔다.

40여 년 동안 곱창구이를 해온 ‘충북곱창’이다.

우 회장은 충북곱창 할머니께 문을 닫는 상가들이 곱창집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다. 안지랑시장이 ‘안지랑곱창거리’로 변신하는 출발점이다.
둘째, 맛과 가격을 지키기 위한 공동 구매다.

안지랑곱창거리는 앞산 아래 주택가에 자리하고 있다. 주택들 사이에 50개가 넘는 곱창집이 들어선 것. 곱창 손질할 때 나는 냄새와 연기, 상가 손님들의 소음이 거주민과 부딪히는 요소가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인회가 선택한 것은 곱창의 공동 구매, 주민과의 소통이다. 공동 구매는 곱창 공장 두 곳을 선정해 돼지 곱창 구매부터 손질,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진공포장까지 마친 균일한 품질의 곱창을 생산하게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셋째, 안지랑곱창거리의 발전을 위한 편의 시설 확충과 상가들의 규칙 지키기다.

곱창거리는 대구지하철 1호선 안지랑역 가까이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 이 거리를 찾는 사람들은 주로 자동차를 이용한다.

안지랑곱창거리 양쪽 끝에 공용 주차장을 만든 이유다.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상가가 지켜야 할 규칙도 있다.

호객 행위 금지, 미성년자에게 술 판매 금지, 잡상인 출입 금지 등이다. 이런 노력으로 안지랑곱창거리는 대구의 명물 음식 테마 거리가 되었다.

상인들은 시장을 살려준 손님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착한 골목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대구 시민들의 쉼터인 앞산공원은 앞산과 산성산, 대덕산을 아우르는 공간으로 주말이면 북적인다.

공원에는 낙동강승전기념관과 케이블카, 전망대 등 즐길 거리도 많다. 그중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대구 시가지 경관이 으뜸이다. 바로 아래 자리한 안지랑곱창거리는 물론, 대구 전역이 훤히 보인다.
대구의 근대 문화 유적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중구 태평로2가에 공구박물관이 있다. 1930년대 곡물 창고로 사용하던 일본식 건물로, ‘설계도만 있으면 대포도 만들 수 있다’는 북성로 공구골목의 역사를 전시한 곳이다.

[사진/한은희] 관련 웹사이트/안지랑시장곱창상인회 www.안지랑곱창.com
이동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