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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물류

세계적 물가고…한국, 물가잡기 고심

by 교통환경 스토리 2011. 6. 28.

물가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은 ‘안정’에 있다.

물가가 급히 오르는 것도, 그 반대인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비상시에는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양호한 평가를 받는다. 경기부양으로 유동성이 확대돼 소비자 물가가 오를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지난 2008년 시장은 치솟는 환율을 두고 둘로 갈라졌다. 물가안정이냐 수출성장이냐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성장이 우선이라는 측에서는 고환율이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수입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과는 양쪽 모두가 맞았다. 환율상승으로 인한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우려했던 대로 물가도 많이 올랐다. 2008년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4.7퍼센트 상승했다.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2.5퍼센트에 비해 갑절이나 높은 수치였다.
하지만 2009년 이후에는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수출은 강력한 증가 추세를 이어 간 반면 물가는 안정을 찾았다. 2009~2010년 한국은 2년 연속 사상 최대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서 하늘 높은 줄 모르던 환율도 진정됐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가셨다. 2009년과 2010년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2.8퍼센트, 3.0퍼센트로 2008년에 비해 안정세를 보였다.

성장과 물가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지난 6월 14일 중국 인민은행은 은행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퍼센트포인트 인상했다. 올 들어 벌써 6번째 인상이다.

이에 따라 중국 은행들의 지준율은 21.5퍼센트에 이르게 됐다. 중국이 지준율을 연거푸 올리는 이유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다. 중국의 5월 물가상승률은 5.5퍼센트로 3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료품과 부동산가격의 상승, 원유를 비롯한 수입물가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린 이유다.
유럽의 상황은 중국보다 심각하다. 영국 경제는 중국처럼 고속 성장하고 있기는커녕 오히려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이 와중에 물가마저 오르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지난 1분기 물가상승률은 4.1퍼센트로 3.3퍼센트였던 2010년보다 0.8퍼센트포인트 높았다.

4월에는 4.5퍼센트로 더 올랐다. 경기위축과 인플레이션이 함께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 이동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