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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재벌의 특혜사업 독점을 반대한다’

by 교통환경 스토리 2012. 6. 25.

재벌 독과점 심화, 국산품 홀대 항의집회 가져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재벌면세점들의 과도한 독과점구조를 반대하고 재벌면세점들의 국산품 홀대를 비판하는 집회가 열렸다.

한국관광공사 노동조합(위원장 오현재)은 지난 6월 21일 오후 6시 30분 관광공사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동 집회는 현재 진행중인 철도민영화, 공항민영화, 가스민영화를 반대하는 집회와 연계한 것으로 면세시장 내 재벌면세점의 독과점 심화와 면세점내 국산품 홀대현상이 19대 국회 개원 시 얼마나 정치쟁점화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혜사업 수익이 재벌들에게만
면세사업의 경우 공기업 선진화 정책이 휩쓸고 간 대표적인 업종이다.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따라 공항의 면세점이 모두 민간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어떠한가. 57.4% → 79.2%라는 수치변화가 모든 걸 말해준다.
이 수치 변화는 면세점 업계 1, 2위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차지하는 점유율 변화다. 2007년 두 기업의 시장점유율 합은 57.4%였으나 불과 4년 뒤인 2011년엔 79.2%로 급등했다. 이 두 재벌의 지난해 매출 규모도 2009년에 비해 각각 71.4%, 50.0% 급등했다. 반면 2007년 시장점유율 2위였던 관광공사는 고작 4.2%로 급락했다. 군소 면세점들 사정도 마찬가지다.

정확히 공기업 선진화 정책을 기점으로 면세사업의 빈익빈부익부 독과점 현상은 깊어진 셈이다.
면세사업 역시 자본주의 논리대로 철저히 효율에 의거한 무한경쟁이 이뤄져야 하고 이런 점유율 변화도 기업의 적극적인 마케팅 노력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주장은 다른 이면은 철저히, 부러 무시한 언사다.

면세사업이 무엇인가. 국가구조의 근간인 징세권을 포기한 예외적인 시장이다. 지금 상황은 세금을 면제해 주고 있는 특혜사업의 수익이 고스란히 1, 2위 재벌들로만 돌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관광공사의 면세사업 수익은 관광진흥부문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이다. 면세사업의 수익이 재벌들과 대주주에게만 돌아가는 구조와는 엄연히 다르다.
▲ 과도한 외산선호는 결국 ‘국부유출’로 이어져
18% vs 82%라는 수치는 재벌면세점들의 경쟁으로 인한 부적절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수치 속에서 면세사업에서 국산품과 외제품 판매비율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체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판매비율은 2010년 기준 18%, 외제품은 82%였다. 18%라는 수치도 국산담배를 포함시킬 경우 가능한 수치이며 토산 기념품 등은 거의 고사 직전이다.

지난해 인천공항면세점에서 판매된 국산품만 놓고 보더라도 전체 판매액의 18.4%에 불과했다. 반면 외제품은 81.6%를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2010년에만 1조9천억이 해외상품대금으로 지급됐다.

가히 국부유출이라 할 수 있으며 비판할만한 수치다.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주권의 상징인 국제공항에 외제품들만 진열되어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어찌 이게 재벌만의 문제라 할 수 있겠는가. 자본주의 생리와 수익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기업의 입장을 고려할 때 이런 비판이 억울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적절한’ 자정능력을 포기한 정부에 그 비판의 화살이 돌아가야 하는 게 맞다.
2011년 공사의 면세점 시장점유율은 약 4%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보다 관광공사 면세점이 2010년에 판매한 국산품 판매 비중에 주목해야 한다. 타 민간업체와 견주어 월등히 높은 44.4%였다.

관광공사 면세점을 통해 국산품 판매 활로를 뚫어줘야 한다. 한때 재벌딸들의 ‘빵가게’ 전투가 언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이제는 면세사업 시장이 재벌딸들의 가혹한 전쟁터가 되어가고 있다. 2011년 9월 인천국제공항에서 루이뷔통 입점을 위해 호텔신라와 롯데의 두 딸들이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세금도 포기하고....롯데와 신라만 웃는다.
MB정부가 추진하던 면세업종에서의 ‘자유시장 경쟁체제’는 이미 달성되었다. 오히려 지나친 나머지 부작용으로 과독점 폐해와 국산품 홀대 현상까지 나타나는 상황이다. 관광공사 면세사업의 철수는 결국 4% 파이를 나누어 롯데와 신라에 더 얹어주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 국가가 징세권을 포기한 특혜사업의 혜택이 고스란히 롯데나 신라 등 면세점재벌들에게만 돌아갈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했을 때 공공부문, 관광공사의 면세점 운영이 지속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정부의 단기적인 판단에 따라 관광공사가 면

세사업에서 철수한다면 그 중장기적인 부작용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면세시장에서 관광공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불과 4% 내외로 공사가 계속해서 운영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고 정부의 선진화 정책과 배치되는 것도 아니다. 공공기관인 관광공사의 면세점을 국산품 전용매장으로 특화시켜 국산품 보호 역할을 부여, 중소기업 생존기반 마련과 동반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본 기사는 한국관광공사 노동조합에서 기고한 글로서 본지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