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하늘이 손짓하는 하늘봉우리... 강원도 태백시 매봉산
‘하늘봉우리’라는 뜻의 천의봉(天衣峰)이라고도 불리는 강원도 태백의 매봉산은 백두대간 줄기가 힘차게 뻗어 내려오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으로 갈라지는 분기점이며, 동시에 낙동강과 남한강의 근원이 되는 의미 깊은 산이기도 하다.
해발 1,303m 매봉산 봉우리에 오르면 머리 위로 올려다보는 하늘이 아닌 눈앞에 광활히 펼쳐지는 하늘과 평원을 마주할 수 있다.
‘바람의 언덕’이라 불리는 매봉산 정상에 우뚝 솟은 풍차는 반가운 인사를 건네고, 40만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배추밭은 연둣빛 물결을 일렁인다. 바람을 타고 춤을 추는 초지와 하얀 풍차의 아름다운 조화는 마치 한편의 그림동화를 연상케 한다.
해발 1303m 바람의 언덕, 하늘과 땅의 경계점이 흐릿해지는 이곳 하늘봉우리에선 두 다리에 힘을 풀고 겨드랑이 속 접어두었던 날개를 펼쳐 바람의 리듬에 몸을 맡겨도 좋겠다.
매봉산 정상은 태백 시내에서 검룡소 쪽으로 향하다가 삼수령 왼편으로 좁게 난 길을 따라 오르면 된다.
풍차 근처까지 차편으로 손쉽게 오를 수 있다.
매봉산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에는 낙동정맥의 분기점이며 삼강(한강·낙동강·오십천)의 발원지인 삼수령(三水嶺)이 있다.
이곳에 떨어지는 빗물이 북쪽의 한강을 따라 황해로, 동쪽의 오십천을 따라 동해로, 남쪽의 낙동강을 따라 남해로 흐르는 분수령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삼수령 조형물 앞에 빗물 가족의 운명에 얽힌 이야기를 살펴보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다.
삼수령을 지나 대덕산 방향으로 향하면 1천3백여리(514.4km)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에 도착하게 된다.
주차장을 지나 검룡소로 향하는 완만한 경사의 1.3km 오솔길은 나무그늘이 아늑하고 숲내음이 향긋하여 산책로로 훌륭하다.
1억 5천만년 전에 형성된 석회암동굴의 소(沼)인 검룡소에서는 하루 9℃ 2,000여톤 가량의 지하수가 샘솟는다. 솟아오른 물은 12개의 하천과 북한강 등 3개의 강, 38개의 크고 작은 도시를 지나 황해로 흘러들어간다.
푸르른 하늘과 샘솟는 물길에 취했던 발길을 돌려 추전역으로 향하면 태백 본연의 속살을 엿볼 수 있다.
1973년 태백선 철도 개통 후 설립된 추전역은 백두대간 함백산의 중턱 해발 855m 고지에 위치하고 있어 한국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으로 꼽힌다.
태백 시내 한복판에는 낙동강 1300리의 발원지 황지연못이 있다.
흘러드는 물길이 없는데도 하루 5,000여톤의 물이 샘솟는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고요한 황지연못은 새파란 물 색깔만이 그 신비함을 짐작케 한다.
굽이굽이 경상도를 휘돌아 남해로의 긴 여정을 흘러갈 신비의 못물을 바라보며,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 펼쳐진 고원의 도시이자 3개 강(한강·낙동강·오십천)이 시원(始原)하는 태백의 정기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낙엽산행의 백미로 손꼽히는 명산인 만큼 매봉산을 향한 발걸음 또한 드높은 가을 하늘 아래인 지금이 적기다. [자료/한국관광공사] 문의전화/태백시청 관광문화과 : 033)550-2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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