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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1도만↑ 270억 절감

by 교통환경 스토리 2008. 6. 16.

에너지는 도처에서 줄줄이 새고 있다

국제유가가 고공비행하며 서민 경제를 뒤흔들고 있지만, 여전히 에너지는 도처에서 줄줄 새고 있다. 사무실 내부가 자연 채광만으로도 대낮처럼 밝은데 형광등이 켜져있는 것을 전혀 문제삼지 않는 등 ‘나와는 상관없는 문제’라는 에너지 불감증이 여전히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이 맘 때면 에너지시민연대에 쏟아지는 민원 내용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과소비 불감증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민들의 하소연은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은 물론, 각종 빌딩마다 에어컨을 지나치게 틀어 냉방병으로 고생하는 일이 없도록 해결해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여름에 더위가 아니라 추위로 걱정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땅에서 해마다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절약형 사회’로의 구조적 변화를 위해서는 먼저 이러한 ‘에너지 불감증’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공공장소에서 여름, 겨울철 실내적정온도를 지키고 있는 곳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에너지시민연대가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서울시내 중심가 공공장소 71곳의 실내 냉방온도를 조사한 결과, 여름철 실내적정온도(섭씨 26~28도)를 준수하는 곳은 30%에도 못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패스트푸드점이 섭씨 22.6~22.9도로 가장 낮았고, 시내버스 10개사의 평균 실내온도 역시 섭씨 23.6도로 바깥온도와 7도 이상 차이가 났다.

전문가들은 고유가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에너지 이용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정립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에너지관리공단은 국내 보급 에어컨을 800만대로 추산했을 때 전국적으로 여름철 에어컨 온도를 섭씨 1도씩만 올려도 1년에 84만KW의 전력을 절약, 금액으로는 270억원의 절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 전체 자동차 1160만대의 평균 주행연비를 ℓ당 10.76㎞, 하루 왕복주행거리를 30㎞라고 가정하고 전체 자동차를 하루만 운행하지 않을 경우 3만 4820㎘의 휘발유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돈으로는 588억원에 달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경제규모 세계 13위인 우리나라의 하루 석유 소비량은 230만 배럴로 세계 7위이다. 인구는 세계 26위, 경제규모는 세계 13위이면서 에너지 소비는 7위라는 말은 에너지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거나, 그 사회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일본과 비교하면 에너지 효율성이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에너지 과소비를 일삼는 습관을 하루빨리 고치고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야 지구온난화로 야기될 각종 재앙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