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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

‘독 짓는 장인’의 숨결 깃든 곳, 외고산 옹기마을

by 교통환경 스토리 2014. 3. 25.

 

위치 :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양읍 외고산3길

울산광역시 울주군 외고산옹기마을은 옹기 장인들의 숨결이 서린 마을이다.

 이곳에 뿌리내린 옹기 장인들은 굵고 갈라진 손마디로 개성 넘치는 독을 만들며 삶을 꾸려가고 있다.

옹기마을에는 울산광역시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로 지정된 장인 8명이 직접 옹기를 제작하는 공방과 가마가 마련되었다.

마을은 그들의 삶터이자 소중한 작업장이며, 일반 판매를 통해 대중과 만나는 소통의 공간이다.
외고산옹기마을에 옹기장들이 정착한 것은 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0년대 말 영덕 출신 고 허덕만 장인이 마을 언덕 밭에서 옹기를 만들기 시작해, 옹기 제조를 주업으로 하는 마을로 변모했다.

옹기업이 번성했던 1970년대에는 옹기를 만드는 집이 150세대가 넘기도 했다.
최근에는 그 수가 대폭 감소했지만, 옹기장들은 마을의 명맥을 이으며 고집스런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신일성, 조희만, 허진규, 서종태, 장성우, 배영화, 진삼용, 최상일 장인 등은 외고산옹기마을에서 자신의 브랜드로 옹기를 만들어낸다. 이들은 대부분 고 허덕만 장인이 활동하던 시절부터 흙을 빚고 가마에 불을 때며 이곳에서 잔뼈가 굵었다.

 

선친에 이어 2대째 옹기를 만드는 장인도 있고,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자식에게 물려주려는 나이 지긋한 ‘독 짓는 늙은이’도 있다.
옹기골도예를 운영하는 허진규 장인은 이 마을에서 태어나 선친의 가업을 이어 독을 짓는 2세대 토박이다.

어린 시절 어깨너머로 옹기 빚는 것을 배우기 시작한 뒤, 중학교 진학도 늦추고 수십 년째 옹기를 만들어온 그는 100% 수작업을 고수한다.

가야신라토기의 장성우 장인은 옛 가야/삼국시대 토기를 재현해 현대식 생활 토기를 만드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영화요업의 배영화 장인은 고 허덕만 장인에게 성형 기법, 유약 제조법 등을 전수해 생활 옹기를 만들어낸다. 이외에도 마을의 옹기장들은 공방과 가마를 갖추고 자기만의 옹기를 생산한다.
옹기를 만들때는 인내심을 지니고 옹기를 건조해야 하며, 가마의 온도 역시 단순히 온도계가 아닌 눈과 체온의 감각이 요구된다.

언뜻 무던해 보이는 옹기지만, 수십 년 장인들의 손길이 필요한 이유다.

옹기마을에서 마음에 드는 생활 옹기를 구입했다면 인근 남창마을로 향한다. 남창마을의 남창역은 1970년대 외고산옹기마을에서 제작된 옹기들이 출하된 역으로, 옛 모습을 간직한 채 근대 유적으로 지정되었다.

남창역 앞으로는 끝 자리 3?8일에 남창장이 서는데, 이곳 장터 역시 국밥 맛이 일품이다.
외고산옹기마을과 남창마을을 잇는 길은 울산의 일출 명소 간절곶으로 이어진다.

간절곶까지는 시내버스가 오가며, 진하해수욕장을 경유한다. 동해에서 마주하는 푸른 정취는 옹기마을의 황토 빛깔 여운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한반도의 뭍에서 가장 해가 빨리 뜨는 간절곶은 파도와 시린 바다의 조화가 탐스럽다.

명물 간절곶 등대와 대형 소망 우체통은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상징물이다.

아이들과 함께한 울산 여행이라면 장생포고래박물관도 놓칠 수 없다. 박물관 안팎은 온통 고래 조형과 화석 등으로 채워졌다.

고래생태체험관에 들어서면 이색 수족관에서 고래가 직접 유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서영진] 
이동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