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모빌리티

[김소림 컬럼]--------------자동차산업학회 이사 김소림

by 교통환경 스토리 2013. 10. 31.

현대차 창업주 정주영 정신 살펴볼 때다
많은 난제들 풀어가기 위해 지혜 동원해야

 

우리 자동차산업은 첨단기술개발, 친환경차 보급촉진, 해외투자운영관리, 노사관계 등 많은 난제들이 쌓여있다. 이를 해체고 풀어가기 위해 모든 지혜를 동원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현대차 창업주 정주영 정신 살펴볼 때다.
1967년 12월 29일(금) 현대자동차가 창립되었다. 창립다음날은 종무식이고 이틀 후엔 새해가 시작되는데 왜 저물어가는 마지막 근무일을 선택했을까? 아마 해를 넘겨서는 안 된다는 창업주 정주영회장의 불같은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는 평소 결심하면 지체 없이 행동으로 옮겼다.
정 회장이 자동차산업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단순했다. 초기 주력사업 토목건설업은 어음장사였는데, 자동차는 현금장사이며 궤도에 오르면 안전하고 편안하게 장사할 수 있기에 손을 됐다고 한다.
1967년 한국은 1인당국민소득143달러, 수출3억 달러에 불과했다.

기술이라고는 섬유와 토목건설정도, 자동차산업에 참여하기에는 제반여건상 무리였다.
2만5천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자동차산업은 첨단기계기술이 뒤 밭침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여건에서 현대가 자동차산업에 참여하겠다니, 업계는 물론 학계 언론 등에서 대체로 부정적인 시각이었다.
하지만 평소 정 회장은 사람과 시간만 있으면 그 어떤 것도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며 일반인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고, 그의 도전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그의 말처럼 늘 결실을 맺었다.
선사(船社)가 없는데도 거북선이 새겨진 500원 지폐1장으로 대형유조선의 수주를 받았고, 당대 최대토목공사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구공사”를 계획대로 마무리 했다. 폐유조선을 이용하여 서산간척사업의 물막이 공사를 끝낸 것은 세계인을 놀라게 한 대표적인 일화다. 
자동차는 기계공업의 꽃이다. 고도의 종합기계기술이 뒤 밭침 되지 않으면 불가능하기에 감히 그 누구도 참여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때, 정주영 회장은 기술문제를 의식치 않고 서둘러 참여했다.
그는 “자동차는 타이어 위에 깡통을 얹고 엔진과 핸들을 붙여 도로 위를 달리는 게 자동차다.” 그게 뭐가 어렵나, 우린 할 수 있다며 확고한 자신과 신념을 갖고 도전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동차는 깡통을 잘 만들면 된다.”는 매우 의미 있는 말도 남겼다. 지금 자동차경쟁력은 디자인이 결정한다. 깡통이란 단어는 바로 디자인을 의미한다. 참으로 대단한 직관력이 아닐 수 없다. 45년 전 자동차경쟁력은 디자인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예견한 것이다.
정주영은 남들이 기술을 탓하여 무모한 도전이라며 기피할 때, 자신과 확신을 가진 선각자(先覺者)였으며, 남들이 자를 대고 저울질할 때, 행동으로 옮기는 선행자(先行者)였다. 그는 늘 무에서 유를 창조한 불패의 도전자였다.
45년 전 이사업에 참여할 당시 미국 Big3, 일본 토요다,

독일VW 등은 하늘같은 기업이었다. 오늘날 현대자동차는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세계자동차산업을 이끌어가는 선도기업이다. 
하지만 과연 자동차산업이 자신만 갖고 될 수 있는 산업인가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정 회장의 자신 있는 도전에는 그의 끝없는 생각과 궁리에서 나온 나름대로의 셈이 있었다.
우선 정주영회장은 토목건설업에 앞서 자동차정비업을 하면서 수많은 부품을 대하고 그 부품을 풀고 조이고 하는 가운데 자동차에 대한 친숙감을 느끼고 있었기에 자동차제작에 보다 쉽게 나설 수 있었다.
또 하나는 현대건설의 사세가 일치월장 성장하는 과정에서 경제의 흐름을 알았다.

당시 세계자동차수요가 급증하는 것을 보았다. 특히 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 후 국내물동량이 급증함을 보았고, 경부고속도로건설계획을 보고, 국내자동차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직감했다.
그리고 자동차산업은 종합기계공업으로서 고용창출효과가 크기에 자동차산업에 참여하는 것은 국가경제부흥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이는 건전한 기업인의 사회적 역할측면에서 높이 평가할 일이다.
정 회장이 현대자동차를 서둘러 창립한 것은 현금장사뿐만 아니라 경제적 요인, 국가경제기여도 등 제반사항을 종합, 판단했기에 잠시라도 늦출 수 없다는 생각에서 새해를 마다하고 12월 29일을 택한 것 같다.
정 회장은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평소 “시간이 돈이다.”라며 그의 시간 아끼는 습성이 오늘날 현대경쟁력의 원천인 속도전의 뿌리다.
정주영을 떠올리면 도전과 열정, 불굴의 투지, 불같은 성품, 근면성실 등이 종합되어 “불도저”로 통한다. 하지만 정주영의 성품과 경영활동과정을 깊이 살펴보면 그는 단순한 불도저가 아니다.
그는 평소 본질(本質)의 이치를 깨달기 위해 끝없이 생각하고 궁리하여 먼저 본질을 파악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도전했다. 그 바탕 위에서 어떤 난관도 극복하고 돌파했기에, 시련을 겪으면서도 모든 것을 일궈낸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모두가 두려워하고 소극적일 때 정주영은 그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실제상황에 부딪치고 파고들어 본질을 깨우치는데 최선을 다하는 치지재격물(致知在格物)의 정신으로 현실에 부딪치고 생각하고 궁리했다.
이를테면 정주영의 배움 산실은 교실이 아닌 現場이었고, 그의 스승은 학자가 아니라 自身의 끝없는 사고와 최선을 다하는 근면성실(勤勉誠實)이었다.
그는 단순한 불도저가 아니라 생각하는 불도저다. 아무도 따르지 못하는 미래를 보는 직관력과 내일을 준비하는 혜안(慧眼)이 이었기에 무에서 유를 창조했고, 수없는 기록을 쌓고 남긴 위대한 기업가다.
이제 현대자동차는 세계자동차업계의 선도대열에 합류하여, 첨단기술개발, 친환경차 보급촉진, 해외투자운영관리, 노사관계 등 많은 난제들이 쌓여있다. 이를 해체고 풀어가기 위해 모든 지혜를 동원해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깡통을 잘 만들면 된다.”는 창업주 정주영의 치지재격물(致知在格物)의정신을 살린다면 아무리 어려운 난관이라도 극복하고 슬기롭게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제 돌아보고 준비해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