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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

낙화암에서 사비수를 굽어보다

by 교통환경 스토리 2009. 10. 13.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일원

어떤 고을의 진면목을 확실하게 잡아내기 위해서는 걸어서 돌아보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부여읍내가 그렇게 크지 않음을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외지에서 대중교통으로 부여에 온다면 버스로 들어오게 되기에 부여를 걷는 것은 부여시외버스터미널부터가 된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국립부여박물관으로 향한다. 부여를 그리고 백제를 공부하기 위한 곳으로 국립부여박물관만한 곳이 또 있을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하나하나 둘러보고 나면 부여가 보이고 백제가 보인다.

국립부여박물관은 백제시대의 유물 15,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 중 1,200여 점의 중요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 백제금동대향로가 있다. 당시 백제의 우수한 문화적 역량을 미루어 짐작하게 해주는 귀중한 유물이다. 또 국립부여박물관은 2009년 12월 31일 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에서 길 하나 건너면 정림사지이다.

이 옛 절터에 백제 시절의 모습 그대로 1,400년 동안이나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층석탑이 있다.

백제의 부침을 낱낱이 지켜봤을 이 오층석탑은 그래서 백제의 상징이고 또 이 탑이 있음으로 우리의 부여행도 풍성해진다.

 

이 탑은 백제탑의 완성이면서 그 뒤로 나타나는 여러 탑들의 모범이자 교본이었다.

장중, 늘씬, 날렵 이런 단어들이 합쳐진 이 탑의 1층 몸돌에는 당나라의 소정방이 백제를 멸망시키고 새겼다는 ‘大唐平濟國碑銘’(대당평제국비국 : 위대한 당나라가 백제를 평정하고 기념으로 탑에 새긴 글)이라는 글씨가 있어 백제의 애달프고 아픈 역사를 말없이 증언하고 있다.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처럼 부소산 남쪽의 들판을 가로질러 만나는 곳이 궁남지이다.

선화공주와 마동의 이야기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무왕 시절에 만들었는데 신라의 안압지보다 40년이나 먼저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고 궁성의 남쪽에 있기에 궁남지로 부르는데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못이다.

궁남지 주위로는 휘휘 늘어진 버드나무가 운치를 더하고 있고 다리로 연결이 되는 못 안의 작은 섬에는 포룡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궁남지를 둘러싸고 있는 연밭에 연꽃이 피는 7월에는 이곳에서 정원축제와 서동연꽃축제가 열린다.
부여 읍내에서 동쪽으로 조금 비껴난 야트막한 산기슭에 백제 시절의 무덤 일곱 기가 옹기종기 평화롭게 모여 있는 곳이 있다.

능산리의 산자락에 모여 있다고 해서 능산리 고분군으로 불리던 백제왕릉원이다.

남향한 산자락에 고만고만한 무덤들이 얌전하게 엎드려 있는 모습은 무덤이 주는 쓸쓸함 보다는 아늑하고 평온한 느낌이 든다. 능역 입구에 있는 백제고분모형전시관에 들르면 백제의 무덤 형식을 알 수 있다.

 또 전시관에는 이곳에서 발굴된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사신도가 그려진 무덤도 모형으로 전시하고 있어 백제의 사신도를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매표소가 있는 입구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절터가 유명한 백제금동대향로가 발굴된 현장이다. [문의 전화/부여군청 문화관광과 : 041)830-2010]
/ 이동기 기자